"파는 사람이 그걸 몰라요?"
그 손님은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졌을지 모른다.
하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.
딱히 기분 나쁜 상황도 아니었고,
언제나처럼 무던하게 흘러가던 하루였는데,
그 말 한마디에 생각이 멈췄다.
가게 일도, 사람 상대하는 일도 하루 이틀이 아닌데
왜 그런 말에 이렇게 흔들리는 건지
나 자신도 좀 의아했다.
아마도 그날따라 여유가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.
어깨 너머로 스쳐간 말이
괜히 나를 향한 것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다.
말이 문제였을까,
그 사람의 기운이 괜히 내 기분을 끌어내렸던 걸까.
하루 종일 그 말이 머릿속에 떠다녔다.
대단한 일도 아닌데,
지나가면 잊힐 법한데,
그날은 좀처럼 털어지지 않았다.
문득문득 떠오르던 말투와 표정.
괜찮다고 넘기면서도 자꾸 마음이 걸렸다.
이 일 시작한 지도 꽤 됐는데,
이런 일엔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.
사람 대하는 일이 그렇다고는 해도,
가끔은 참 벅차다.
괜찮은 척하다 보면
진짜 괜찮은 줄 알고, 그냥 그렇게 넘어가지만,
어느 순간 문득 피곤하다는 생각이 밀려온다.
그래도, 하루는 무사히 마무리됐다.
크게 웃을 일도, 울 일도 없었지만,
작은 말 한마디에 휘청였던 하루.
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하루지만,
나에겐 그저 그런 날은 아니었다.
그래도 내일은 좀 나았으면 한다.
별일 없기를 바라며 사는 날들 속에서,
조금씩 무뎌지기도, 단단해지기도 한다.
그러니 오늘처럼 흔들린 날도,
그냥 내 몫의 하루였던 걸로 받아들이기로 한다.
그만하면 잘한 거다, 나름대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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